티스토리 뷰

반응형

 

 

 

 

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22일 출간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낯선 공간에서 만난 두 남녀가 서로의 은밀한 사생활을 털어놓으며 시작된다.

저자인 피터스완슨은 이 작품에서 우리 주변에 하나쯤 있을 만한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 또 그들이 증오를 처리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용서할 수 없기에 복수를 계획하고 실행한다, 비록 살인일지라도 말이다..



히스로 공항 라운지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남녀.

사업에 성공한 결혼 3년차의 테드는 빨간 머리에 깡마르고 바닷물처럼 투명하고 초록빛이 도는

푸른 눈동자를 지닌 릴리를 만난다.

마침 비행기가 지연되었기에, 테드는 우연찮게 일주일 전 이야기를 그녀에게 털어놓는다.

우연히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눈치 챘고, 마침내 현장을 목격했다고,,

그래서 출장 내내 고통스러웠다며 릴리에게 쏟아내듯 속마음을 말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라고 묻는 릴리에게 “아내를 죽이고 싶어요. 그게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거죠” 하며 테드는 농담을 날린다.

하지만 “나도 당신과 같은 생각이에요”라고 말하는 릴리의 눈빛은 진지하다...

 

 



릴리는 어릴 때부터 예술가, 작가, 엄마아빠의 새 애인과 전 애인이 뒤섞여 섹스 파티를 벌이는 기묘한(?) 집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릴리는 기르던 고양이를 괴롭히는 길고양이를 죽여 버리고,

이것이 그녀만의 완벽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자리 잡는다.

얼핏 고요해 보이는 일상이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들을 쓰레기를 치우듯 차례차례 죽여 나간다.

살인은 분명 나쁜 짓이지만, 저자는 뛰어난 구성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살인의 당위를 만들어낸다.

다시는 전과 같은 인생을 살 수 없게끔 만든 사람이 있다면, 내가 그 사람을 죽일 자신이 있다면 그리고, 

시체도 완벽히 숨길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마음이 우리가 릴리를 비난만 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About 피터 스완슨 :

저자인 피터 스완슨은 <시계 심장을 가진 소녀The Girl with a Clock for a Heart>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데뷔했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은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등

세계 18개국에 번역되어서 출간되었다.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가 영화화할 예정인 이 작품은 숨을 멎게 하는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우아하게 사로잡는다.

 

 

 

 

<죽여도 마땅한 사람들>에는 피가 흘러넘치는 잔혹함도, 누가 봐도 나쁘다고 손가락질할 사람도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하나쯤 있을 만한 사람들을 모아서 그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들이 증오를 처리하는 방식을 제시할 뿐이다.

저자는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의 심리를 너무도 잘 꿰뚫어보고 있다.

작품 속 살인자의 태도처럼 태연하게 작가 자신의 세계를 늘어놓았고,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나아가 나 대신 세상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제거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며 살인자의 행동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어느새 그들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