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결론, 김해 신공항

 

 

역시 '창조경제' 정부답다.

어느 하나 선택하기 어려운 난제를 '창조적 사고'로 깔끔하게 마무리 지었다.

 

 

어제 국토부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 ADPi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밀양이나 부산에 공항을 새로 건설하는 대신 기존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과 여객터미널 등을 추가하는 것으로 영남권 신공항을 대신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대통령은 22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외 자문위원들과의 '통일대화'에서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이 국민들의 축하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최근 신공항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발언했다.
신공항 문제와 철저히 거리두기를 하던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작년 1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용역결과 수용을 약속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사회적으로 첨예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의 합의와 전문기관의 의견 존중, 정부의 지원이 잘 조화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정치권의 자제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특히 청와대는 대통령의 신공항 공약 당시 특정 지역에 신공항을 두겠다고 하지 않았고, 이전 정부들에서 10년 넘게 끌어오던 신공항 논의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점을 들어 "공약파기가 아니라 공약을 실천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한겨레 신문 기사 사진

 

아주 창조적인 해결방안이다.

밀양과 가덕도에 대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논의 대상이 아니었던 김해공항의 확장안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김해공항의 확장을 선택한 확실한 명분도 있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라는 외국의 전문기관이 용역을 수행해 보니 공사비도 적게들고, 여러면에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게 더 낫더라는 것이다. 주무 장관의 인터뷰에서는 구차하게도 ADPi의 용역결과를 '콜럼부스의 달걀'로 표현하며, 정부의 선택을 자랑스러워하는듯 하다.

어쨋든 결론적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결정하고, 그 제목은 '김해 신공항'이라고 명명했다.

 

이런 생각도 든다.  앞으로 정부에서 발주하는 연구용역에는 국내 전문기관은 선택될 수 없을것이다. 물론, 이번 정부에 한해서지만..

아무리 전문적인 연구를 한다해도, 또 여러번 반복해서 같은 결론을 얻는다 해도 불행히도 외국 용역업체와 결론이 다르다면 다 틀린 용역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반면, 외국의 전문기관들은 우리나라에서 이번 신공항 관련 용역과 비슷한 용역을 얻어내기 위해 혈안이 될 것이다. 뭐.. 이유는 간단하다.

A와 B를 비교, 선택하는 용역에서 C가 가장 좋다고 결론 내리면, 한 나라의 국책사업을 바로 바꿔 버릴 수 있는 희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 물론 약간의 사전 교감은 꼭 필요하겠지...

 

 

 

사실, 이전까지 '창조경제'가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몰랐다. 못난 국민에게 친절이 제대로 알려준곳도 없었긴 하다.

그런데, 이번 신공항과 관련된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약간은 감이 오는듯 하다. '창조경제'의 '창조'라는 의미가 이번에 신공항 난제를 한번에 클리어 한, 그 창조적인 발상과 같은 것이었다.

근데 왜 이렇게 모호한 '창조경제'란 단어를 선택했을까?

창조경제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버린 지금, 창조경제 대신에 쓸수 있는 단어가 한 100개쯤은 단번에 떠오르는데..

아마도 너무 직설적이고, 격하고 지저분한 말이 될까봐 그리도 어렵게 '창조경제'란 단어를 선택한 것인가보다.

 

 

뭐, 신공항 문제는 이제 속전속결 진행될 것이다.

벌써 최전방 공격수로 한마디 말이나, 사인교환 없이 또, 돌격하겠다고 천명했으니 곧, 또 한번 멋진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